승리 그 이상: 김도현의 네 번째 퀄리티 스타트와 책임감 있는 성장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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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즌 KBO 리그 마운드에서 KIA 타이거즈의 우완 영건 김도현(25)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김도현은 시즌 네 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비록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그의 역투는 팀 승리의 발판이 되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보여준 책임감 있는 자세는 앞으로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도현은 이날 경기에서 총 6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는 준수했지만, 경기 초반 제구 난조로 인한 실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팀이 1-0으로 앞선 1회말, 선두타자 두 명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적시타와 땅볼로 2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제구에 강점이 있는 투수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흔들림이었다. 경기 후 김도현 본인도 "마운드에 적응을 잘 못한 것 같다. 변명할 거리가 안 된다"며 스스로를 질책하며 빠르게 적응하고 볼넷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위기 관리 능력은 인상적이었다. 2회초 팀이 3-2로 역전한 후 맞이한 2회말,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다시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후속 타자들을 침착하게 처리하며 만루 위기까지 넘기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주무기인 커브볼을 비롯한 다양한 구종(직구 32개, 체인지업 20개, 커브 16개, 슬라이더 15개, 투심 9개, 커터 1개)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타자와의 승부를 이어갔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커브볼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부분은 그의 경기 운영 능력이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회와 4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안정감을 찾는 듯했으나, 5회말 다시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이 동점의 빌미가 되었다.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내는가 했지만, 적시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비록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퀄리티 스타트 기준을 충족하며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팀이 만들어준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경기 후 김도현이 보여준 인터뷰 태도는 단순히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프로 선수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는 담담한 속내를 밝혔다. 5회말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 대해서는 "타자들이 3점 리드를 만들어줬는데, 제가 지키지 못해 야수들의 힘이 빠졌을 것 같다. 제 잘못이다"라며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득점 지원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책임감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야수들의 도움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는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팀의 대선배인 양현종의 180승 달성에 대한 질문에는 "솔직히 부담감을 느끼실 것 같다"며 베테랑의 고충을 이해하는 성숙함을 보였다. 더불어 "저희 후배들이 많이 도와드리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선배님을 많이 도와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팀 동료에 대한 존경심과 후배로서의 책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는 젊은 선수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며, 그의 리더십 가능성까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7경기 등판하여 1승 2패 평균자책점 3.10, 9이닝당 볼넷 1.99개로 제구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도현은 개인적인 성과에 만족하면서도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오고 싶지 않아 이닝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자는 목표로 던지고 있다. 올해 한 번이라도 7이닝을 채우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는 단순히 등판하는 것을 넘어 팀의 승리에 더 크게 기여하고 싶은 강한 열망이 느껴진다.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 능력은 팀 마운드 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의 목표 달성은 KIA 마운드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번 경기는 김도현에게 있어 승리라는 개인적인 영광은 없었지만, 네 번째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개선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팀의 승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동료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그의 책임감 있는 태도는 투수로서, 그리고 프로 선수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김도현의 꾸준한 발전과 함께 KIA 타이거즈는 김규성의 결승타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승리보다 값진 성장을 보여준 김도현의 앞으로의 역투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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